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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아프면 흔히 ‘오십견이 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어깨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오십견뿐만 아니라 회전근개질환, 석회성건염, 어깨충돌증후군 등 다양하다. 질환에 따라 통증이 나타나는 양상과 움직임의 제한 정도가 다르고 치료 방법도 달라질 수 있어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움직임의 범위가 매우 큰 관절이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일상적인 동작부터 운동, 가사 활동까지 거의 모든 상체 움직임에 관여한다. 이 때문에 반복적으로 어깨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힘줄이나 관절낭 등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특히 중장년층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어깨질환 중 하나가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이 두꺼워지고 구축되면서 통증과 관절운동 제한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통증이 심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보다 어깨가 굳는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오십견의 특징은 스스로 팔을 움직일 때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 올려 주는 수동적인 움직임까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고 벗는 동작, 등을 긁거나 뒷주머니에 손을 넣는 동작 등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밤에 통증이 심해 잠을 설치기도 한다.
반면 회전근개질환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움직임을 담당하는 힘줄에 염증이나 손상이 발생한 상태다.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팔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 통증이 나타나거나 팔을 들어 올리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특히 팔을 위로 올리거나 몸에서 멀리 떨어진 물건을 들 때 통증이 심해지고, 밤에 아픈 쪽으로 누웠을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회전근개파열의 경우 오십견과 달리 팔의 움직임 자체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특정 각도에서 통증이나 근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고 증상만으로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갑자기 매우 심한 어깨통증이 발생했다면 석회성건염도 고려할 수 있다. 석회성건염은 회전근개 힘줄에 석회성 물질이 침착되면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평소 큰 증상이 없다가 석회가 흡수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심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 팔을 움직이기조차 어려워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뼈와 회전근개 주변 조직이 반복적으로 부딪히거나 압박을 받으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로 팔을 옆이나 앞으로 들어 올릴 때 특정 구간에서 통증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 위로 팔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나 업무를 반복하는 사람에게 발생하기 쉽다.
어깨 주변의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점액낭염도 어깨통증의 원인이 된다. 점액낭은 뼈와 힘줄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구조물인데 염증이 생기면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해당 부위를 압박했을 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반복적으로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동작도 점액낭염과 관련될 수 있다.
김민수 새힘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어깨질환은 모두 ‘어깨가 아프다’는 증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질환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며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때 아픈지, 팔을 움직이는 범위가 줄었는지, 근력이 떨어졌는지, 밤에 통증이 심한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감별진단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오십견은 관절운동 범위 제한이 두드러지는 반면 회전근개질환은 특정 동작에서 통증이나 근력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석회성건염은 갑작스럽고 강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여러 질환이 함께 있거나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어 증상만으로 자가진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통증 발생 시점, 외상 여부, 어깨 사용 정도 등을 확인하고 관절운동 범위와 근력을 평가하는 신체검사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필요에 따라 X-ray, 초음파, MRI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해 힘줄 손상이나 석회 침착, 관절 내부의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 역시 질환의 종류와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이거나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운동 및 재활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반면 회전근개가 크게 파열됐거나 외상 후 급격한 근력 저하가 발생하는 등 구조적인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급성 외상 후 즉각적인 팔의 근력 저하가 나타난 경우에는 조기에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김민수 원장은 “어깨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노화 과정으로 생각해 장기간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통증이 반복되거나 야간통 때문에 잠을 자기 어렵고, 팔을 들어 올리기 힘들거나 이전보다 힘이 떨어졌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어깨통증은 어깨관절 자체뿐 아니라 목의 신경 문제 등 다른 부위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따라서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통증의 위치와 움직임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원인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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